시세계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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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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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종우

 

 

꽃은 지어 말이 없고

산하는 백만년 천만년  그대로인데

이 가녀린 혼은 무엇으로 사나

 

문명으로 덫칠한 짐승들이

나라를 지구를 어지럽히는데

나는 풍류에 머물고 말 것인가

 

구원을 위해 붓을 들었는데

한 알 모래보다 못한 시에

두 손 모아 울어야 하나

 

처절함이 없는 이 배부름 이 갈증에

머뭇거리는 내 심지는

가야할 길을 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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