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장미는 향이 없다
이 종우
담장 소북히 피어난 장미 덩쿨
갖가지 표정을 짓지만
여자 노숙자 같다
문명의 먼지에 휩싸여
풍풍 풍기는 은은한 향은 사라지고
검붉은 떼갈만 남아
속살도 없이 다가온다
병든 장미 거리에 널리어
눈 먼이 많고
무성한 말만이 펄럭이니
하늘이 날 술 마시게 한다
향을 그리며
조선 여인들을 생각하며
거친 거리를 오늘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