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류(下流)에서
이 종 우
그 긴 이야기를 엮어 와
단박에 쏟아낸다
내 뒤엉킨 추억도 쏟아낼 수 있나
텅 빈 채로 돌아갈 수는 없나
말 없는 바다는 사람살이를 만지며
대양으로 흘러 가서
구름이 되어 비가 되어 다시
이 하류에서 만나겠거니
나의 이 살이는 어디로 흘러가나
어디에 비로 내릴까
남루한 이곳에서
깨닫는다 순간이 유전(流轉)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