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은 소박함이니
험한 세상 아무에다 기대서는 아니 되고
쫒기고 쫄리며 궁상이어도
의젓함 잃어서는 아니 되고
단 번에 얻고자
검은 그림자 아래 어른거려 아니 되고
하루하루가 그대를 사지로 몬다 해도
꿋꿋이 버텨 서고
찬란한 욕망들이 들끓어 올라도
참고 참고
어둠에서도 눈이 멀고 숨이 막혀도
너의 내일을 기약하고
아 지옥의 그 긴 계절을
화살처럼 지나야 하나 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