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정리하며
곁을 떠난다는 것은
슬픈 일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이다
먼지를 쓰고 나를 노려보던
내 손을 거친 헌책들
기증이 안 되어 오늘 파지가 되나 보다
어치피 떠나면 너는 새로운 세계에 닿고
나 또한 홀가분하게
너를 반추하리라
잠시 소유했던 책들과의 마지막 인사
다 보지도 않은 책!
기억에서 사라진 책!
버리기 아까운 책!
워이워이 던져 버리고
새로와진 책장에 앉아
이별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