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1940년대 시의 양상

1940年代 詩의 樣相


목 차

1. 머리말 : 1940年代 문학연구의 방향 
2. 몸 말
1) 현실인식의 시적 이해와 그 양상 
2) 1940年代 시의 양상
3) 박 남수(朴南秀) 초기시의 경우
3. 맺음 말


1.머리말 : 1940年代 문학연구의 방향

시는 적어도 한 시대의 예언, 칼의 방패, 또는 사랑의 순례를 보여주는 정신의 현장이다. 시대가 어려울수록 정신의 맥은 더 분명히 드러나기도 하고 그 모습을 감추기도 한다. 문학연구는 그러한 다양한 양상을 일관성 있게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 그 일관성은 우리의 문학을 하나의 큰 흐름으로 보는 데에 관건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글은 그 일환으로 씌여졌다.
한국문학과 그 연구는 해방이후 꾸준히 그 넓이와 폭을 넓혀왔다. 그러나, 식민지 말기에 해당되는 1940년대 문학에 대해서는 아직 미진한 바 없지 않다. 이제까지 이루어진 40년대 문학 전기(前期)에 대한 연구는 암흑기 또는 공백기의 문학, 일제(日帝) 어용문학의 시대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러한 고찰은 대체로 40년대의 시대 상황에 따른 양적(量的), 표면적(表面的)인 현상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있게 고구(考究)되어야 겠지만, 작품의 내면에 흐르는 정서와 현실에 대한 보다 신중한 관심으로 본다면 우리 문학의 끈끈한 맥을 발견하리라 믿는다. 그러한 의미에서 1940년대 문학은 다분히 민족정서와 민족 의식을 담고 있는 작품과 그 의식의 발견으로 재구(再構)되어야 할 여지가 있다. 물론 문학의 기술(記述)이 설정된 한 방향으로 무작정 이끌려서는 안되며 폭넓고, 조심스러운 접근이어야 할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문학사는 결국 민족문학사’(이는 김 윤식외 <한국문학사>에서 이야기 되고 그럴 수밖에 없으나, 세계화 시대에서는 각국의 문학사 연구 방법 및 비교문학적 접근도 가능하리라 본다.)라는 의미를 새겨볼 때 나라를 잃고 민족이 억압 받는 상황 속에서 손상된 한국문학을 치유하는 길은 겉으로 드러난 세계를 인식하여 연구하기 보다는 안으로 스며있는, 잠재해 있는 민족의식의 바닥을 조심스럽게 발전시키는 일에 있다. 그것은 1940년대의 문학 연구의 방향을 시사해 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1940년대의 전반적인 고찰을 통해 그 문학적 성격의 의미는 뚜렷이 드러날 것이다. 이 글은 그러한 맥락 속에서 시의 면밀한 검토를 위해 <현실인식>의 문제에 중점을 두면서, 1940년대의 시적 상황과 특히, 박 남수의 시를 살피고자 한다. 그의 시적 출발이 식민지 강점기하의 극한적 상황 속에서 출발하였고, 1940년대 시의 민족정서의 영역을 확대하는 의미에서 그의 초기시를 살펴 보려고 한다.


2. 몸 말


1) 현실인식의 시적 이해와 그 양상

시에 드러나는 현실인식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 시를 통하여 그 창작의 과정을 생각하고, 그것을 문학연구의 한 방법으로 이끌 때에 시와 시인 그리고 그의 여러 환경과 기질, 작품이 창작된 시대의 현실, 역사적 상황에 대한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관계 규명은 용이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러한 요소들의 정립을 모색하는 것은 문학연구의 새로운 시도로 여겨진다.
에이브람즈(M. H. Abrams)는 4개의 비평영역-작품(work), 작가(maker), 세계(universe),독자(audience)-을 설정하고 어디에 중심을 두고 기술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망이 달리 드러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말해서 그는 그 영역에 의한 연구를 의미했을 뿐, 전체적인 조화 그 사이의 거리를 보지 못 했다. 또한, 시, 시인과 시인이 처한 시대적 역사적 상화의 연계에 대한 인식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독자는 당시대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러한 연계에 끼어든 삼자적 입장에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충실한 독자는 그러한 연계와 또 다른 연계를 맺으려고 노력한다.
신비평(New Criticism)은 시의 효과적 이해는 작품 외적 조건에서가 아니라, 작품만으로 즉, 시의 내적 요소들로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는 시 자체가 과연 절대적인가 그리고 언어가 역사를 떠나 존재할 수 있는가 하는 반론에 부딪혔고, 마침내 월렉(R. Wellek)은 <비평의 개념 (Concept of criticism)>등에서 역사주의를 도입하였다. 즉, 작품을 중심으로 역사에 대한 인식을 보인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염두에 두면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자 한다. 시에 있어서 현실인식의 문제를 고려할 때(물론, 현실인식에 의해서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제기되는 것이 시인의 현실에 대한 인식의 정도와 그 판단, 시에 드러난 인식, 그리고 시를 감상하는 독자의 평가 기준이나 인상의 차에 따라 시의 평가는 달리 나타난다. 그러므로, 그러한 점의 인식과 연계의 고려 없이는 현실인식, 나아가 문학에의 올바른 접근이 되지 못할 것이다.
여기서 다시 한번, 한 작품이 갖는 연계성과 독자를 같은 선상에서 취급하는 것은 중요한 잘못이다. 비평가를 포함한 독자는 작품의 감상자나 연구자일 뿐 그 시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으며 그 시를 쓴 시인과도 잉태의 과정과 친밀감등에 있어 미칠 수 없다. 다만, 문학연구는 인간이 공유하는 언어와 체험을 통하여 시인의 개성을 보편성 있게 평가하는 일로 여겨진다.
문학이 현실을 반영한다고 할 때에, 시인은 현실이나 상황의 관계 속에서 그 양상을 시에 드러낸다. 이를 통하여 시인의 정신과 세계에 대한 자세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식민지 시대의 문학은 현실과의 대립과 갈등 속에서 현실이나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그것을 극복하려는 내적 고뇌와 아픔이 요구된다. 시대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그러한 정신적 측면이 중요시 된다. 물론, 그것이 언어에 의해 형상화될 때에 시로서의 가치가 주어지나, 시가 한 시대의 정신을 드러낸다 하는 것은 그와 같은 맥락에서 파악된다. 결국, 문학에 있어 현실인식은 <역사의식으로의 문학정신>과 연결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현실인식의 파악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즉, 시인이 살던 시대 또는 시가 쓰여진 시기의 현실이나 시대적 상황이 시인의 내부에 수용되어, 언어를 통해 어떻게 드러났는가 하는 일련의 과정에 주목하는 일이다. 이러한 현실인식의 문제를 살피기 위해서는 먼저 현실의 개념설정이 필요하다. 현실은 폭 넓게 설정한다면 이 세상에 현실 아닌 것은 없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현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일단, 현실을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객관적인 여건의 전체로 정의하여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시인이 그 모든 것은 인식하기 어렵거니와, 시인의 관점 등 개성에 의해 선택되고 있음에서 앞서 본 객관적인 여건 전체의 실체를 이해하기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인식하는 주체와의 관계로 보면 현실은 객관적으로 존재하기 힘든 것이 된다. 그러므로, 현실은 인간이 공유하는 비슷한 삶의 방식을 포함하여 대체로 인정되는 객관적 여건으로 이해할 수 있고 여기에 인식하는 주체인 시인과 관계가 놓여진다. 그러한 현실이 시인의 개성에 의해 드러남으로써 또 다른 현실로 변용된다. 이 새로운 현실을 객관적 여건과 견주어 보면, 그의 현실인식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시에 있어 현실인식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하는 각성, 즉, 자아에 대한 인식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라 할 때, 개성과 객관이 만나는 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곧 현실의 의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이제 논의된 현실인식의 파악을 도표로 보면 다음과 같다.



(이하 계속 공사, 죄송합니다)  

문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