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논단

최근의 시창작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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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창작이 갈수록 어려워진다. 먼저 시흥(詩興)이 줄지 않았나 싶고, 영감이 잘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시적 영감은 아무한테나 주어지지 않는 것. 이것이 고갈되어 간다면 시의 생산은 그만 멈추고 말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영감이 세상사에 쪼들려 사라지지나 않았나 하는 심적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최근의 시작에서 밝힌 죽음을 각오하고 시를 쓰라는 지상 과제가 한데 어울려 영감을 죄고 있는 것이다. 

다음 새삼 시의 효용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이에 대한 논의는 많이 있어 왔다. 문제는 시를 써서 무엇을 남기는가의 문제인데, 독자의 수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그야말로 혼자 즐기는 예술이어서는 시작의 매력이 사라진다. 그러나, 시작이 독자의 문제에 있지 아니하고 시인 내부와 관련맺음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시는 존재를 존재이게 확신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의 효용은 무한대로 수렴하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시의 생명은 그 크고 작음을 떠나 시인의 진실을 말해주기만 하여도 효용은 살아 있다고 본다. 시의 자생력과 시인의 정신은 손바닥의 안과 밖이 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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