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논단

무제

구도(求道)의 길, 하나님의 형상을 나날이 닮아 가는 길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가. 교사는 그 길을 가기 위한 처절한 고통의 감내(堪耐)와 아울러 그 진리의 길을 새로운 세대(世代)에게 밝혀 주어야 참 기독 교사라 할 것인데, <나는 어떠한가?> 라고 자문하며 먼저 반성하고 참회해야 할 듯하다.


사랑을 생각하고 말하면서도 옆에서 쓰러지고 탄식하는 이웃에게, 또 이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사랑의 눈길마저 준 적이 거의 없고, 기어(綺語)에 빠져 그리고 현실의 명리(名利)와 겉모양에 머물러서는 진정한 <제자>라 할 수 없는데, 어찌 제자를 키웠다 하랴. 그러나 말로는 오래 전부터 읊조려 왔다. 졸시 <불감증(不感症)>에서 이미 " 내 배 부르다 헐벗음 뒤로 하고 / 내 따스하다 추움을 멀리 하고 / 내 땅 내 하늘 있다고 이어진 땅 하늘 존재 이 하고 / 내 옳다 그름만을 탓하고 / 내 안다 모름만을 다그치고 / 내 좋다 남 몰라라 하고 / 내 세고 높다 남 업수이 여기고 / 내 모른다 남 돌아보지 않고 / 내 것만 알아 남 것 팽개치고.... / 이 시대 불감증은 끝 간데 없다. "라 노래하였지만, 이에 대한 실천의 흔적이 있었던가.

물론 시적 진실과 현실은 다르다. 그러나 이 현실에서 참된 교사로 남기 위해서는 사랑을 아는 만큼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나는 얼마나 비속(卑俗)하고 이기적(利己的)이며 소외된 곳을 응시하며 그들에게 한 줌의 사랑이라도 전해주었는가. 그리고 이러한 참담한 반성 속에서 거듭나서 새로운 교사의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타성(惰性)에 젖지 않고 진리에 대한 탐구에 게을리 하지 않으며 꾸준한 자기 연찬(硏鑽)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하고, 앞서갈 수 있을 것이다.
충실한 수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의 다양하고도 세밀한 준비가 중요한데, 과밀한 학급 등 열악한 환경 그리고 지나친 잡무는 분명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교사의 거듭나려는 노력과 더불어 교육적 여건의 개선이 요구되는데 기독 교사에게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윤리적(倫理的) 자세를 갖추며, 앞서 언급하였듯이 사랑의 말에 성경의 말씀에 깊숙이 들어가 실천하는 행동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교사(敎師)의 길은 주지하다시피 쉽지 않다. 그래서 교사는 어떠한 길에 있던 어떠한 상황에 있던 내일의 희망과 꿈을 생각하고 나누어 주면서 늘 푸른 상록수(常綠樹)와 같은 마음을 지녀야 한다. 이 세상에 한 송이의 꽃이, 한 알곡이 기적처럼 그냥 생겨났겠는가. 농부(農夫)와 어부(漁夫)보다 땀을 적게 흘리면서 어찌 사람을 낚게 하는 사람을 키울 수 있으랴. 세월이 흐르면서 교직에 보람이 적어지고 있다고 나를 포함하여 많은 이들이 말하나 어쩔 것인가. 그러한 교육 현장을 떠나지 않을 거라면 죽어 가는 보람의 불씨를 살려야 할 것이 아닌가. 가르치는 일에서 보람을 찾아야 하고 꿈 많은 학생들의 맑은 눈동자를 더욱 밝게 하려는 사명감(使命感) 없이는 교단에 설 자격이 없다고 본다. 배우는 학생들이 미래 이 사회에서 크게 쓰임 받고 존경받는 사람이 되게 만든다면 교사로서 그 이상의 영예가 어디 있겠는가.
늘 생각해 오는 바이지만 실력보다 먼저 인간이 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사회의 여러 비리와 부정적 현상은 그 배우는 주체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았음에 있다고 나는 감히 단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교사들은 교육을 제대로 받기를 꺼려하는 학생들을 그들 본연(本然)의 자세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는 실천의 덕목(德目), 지혜로운 덕목들을 만들어 이를 교실에서 복도에서 길에서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학생들을 대할 때 늘 웃는 얼굴로 대하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 그들의 입장에 서보고, 늘 열정을 가지고 수업에 임하며, 그래서 진실로 감동(感動)과 감화(感化)를 주도록 노력하고, 가슴을 열고 편견(偏見)을 버리고 그들과 진실로 마주치고, 인간다워야 하나님이 보이느니 인간답게 살도록 이끄는 등 교사로서 명심해야 할 일은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교사 십계명이랄까 스스로 지킬 항목을 만들어 지켜 나가야 하는 것도 좋으리라. 또한 이를 생활의 일부가 되도록 한다면 이상적(理想的)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완벽(完璧)한 교사가 되기보다 날로 새로워지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교학 상장(敎學相長)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그들의 창의력을 키워주는데 세심하게 주의하여야 한다. <사람 낚는 존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방하고 암기하는데 그치게 해서는 될 수가 없다. 따스한 가슴을 가진 인간다움을 몸에 익히도록 하고, 날로 하나님 앞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나아가는 신심(信心)을 교사 스스로 보여 이를 따르도록 하고, 그들이 새로운 세계로 담대히 나아갈 수 있도록 창의력과 탐구력도 키워주어야 할 것인 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 스스로 솔선수범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교사의 생명은 죽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생명이 살아있는 교사, 영혼이 숨쉬는 교사, 정신이 깃든 교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보람은 거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얻으려 할 때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앞서 말한 보람이 갈수록 적어진다 한숨만 짓지 말고 적어지는 원인의 고구(考究)와 그 대처(對處), 자신에 대한 성실한 자기성찰(自己省察)에 게을러서는 안 된다.

기독 교사의 모습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때, 자신과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켜 나갈 때 빛나리라 본다. 교사의 가르침은 일회적(一回的)으로 말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행(行)함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부족한 나를 메꾸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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