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논단

[시한편] 개여울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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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여울의 노래 


-김소월-


그대가 바람으로 생겨났으면!
달 돋는 개여울의 빈 들 속에서
내 옷의 앞자락을 불기나 하지.

우리가 굼벵이로 생겨났으면!
비오는 저녁 캄캄한 영 기슭의
미욱한 꿈이나 꾸어를 보지.

만일에 그대가 바다 난끝의
벼랑에 돌로나 생겨났다면,
둘이 안고 굴며 떨어나지지.

만일에 나의 몸이 불鬼神이면
그대의 가슴속을 밤도아 태와
둘이 함께 재 되어 스러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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