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계

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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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하여 쓰거니와,
시가 추구하는 세계에는 철학과 소명(召命)이 있어야 할 것이다. 철학을 통하여 보편성을 지향하고, 소명을 통하여 맑은 샘물 같은 시어를 보여 그러한 정신을 표출해야 할 것이다.

시는 거듭 말하거니와 여가(餘暇)가 아니며, 배설이 아니다. 땀에 어려 있는 정성이며 똥이 되기까지 그 삶의 고통이나 환희의 과정을 결집한 것이다. 시가 배설물이라면 시는 아무 쓸데 없는 일이다. 또한 시는 삶의 여가에서 나오는 한류(閑流)가 아니다. 치열한 삶의 문제에 고민하고, 존재의 탐구(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에 대한 깊이 있는 세계로 나아갈 때에 시는 생명력을 얻는다.

비단 한국 시단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문학에 존재하는 모든 패거리주의를 거부한다. 
인간의 정신적 상승을 추구하는 세계에 지저분한 인간성을 결부해서는 안된다. 시인의 교류에는 시의 세계가 있고 그 서정과 깊이와 넓이를 감상하고, 올바르게 격려하는 멋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시와 산문집은 그간의 시세계를 정돈하고, 컬럼 등 잡동사니의 산문을 모으고 정리하여 만들었다. 그 동안 써 온 미미한 향을 점검 반성하고, 잔잔한 향을 속삭이는 글을 보이고자 하였다. 나아가 대작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부족한 점 많은 질정 부탁 드려 마지 않는다. 아울러 미래문화사 편집부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

2012년 2월

중평재에서 이 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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