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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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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꿈


詩人 이 종 우

새해에는 우리의 마음이 맑게 열리어 
어두운 그늘에 환한 빛으로 비추고 
거리마다 바른 양심이 차고 넘쳐 
모두가 행복한 마음의 나날이어야 하느니 

새해에는 우리가 물질의 풍요를 바라기보다
우리의 정혼(精魂)을 살찌게 하여 
이웃에게 꼭 필요하고 참으로 베풀 줄 알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아픔을 보듬어야 한다.

새해에는 하나뿐인 이곳 지구가 <전쟁의 해>가 아니라 
사랑으로 빛나는 해가 되게 하여 
그 참혹한 테러와 그 폭탄 세례가 아니라 
사랑의 꽃이 뿌려지고 피어나는 나날이 되어야 하느니 

새해에는 화려함의 뒷편에 가려진 때를 벗기고 
우리 모두 사람다운 사람으로 다시 깨어나서 
살기 좋은 투명한 사회의 일원으로 앞서나가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利他)의 불꽃을 지펴야 한다.

새해에는 일터에서 최선의 땀을 흘려
시들어가는 나무가 소생하여 열매를 맺듯이
어제의 환락과 상처와 응어리와 슬픔을 씻고
순수로 넘쳐 빛나는 터전이어야 하느니 

새해에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듯이 
돈이든 권력이든 더 가진 자의 가슴에서 
겸허히 비리와 불의의 뿌리를 잘라내어 
공평히 살아가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새해에는 거리마다 골목마다 쓰레기를 치우고 
내 마을 정든 고향으로 다가와서 
이웃의 아픔과 고통이 우리의 것이 되어 
밝은 조국의 내일을 만들어야 하느니 

새해에는 혈연 학연 지연을 넘어 서서 
이 땅의 모든 이가 제 능력을 발휘하고
즐거이 자신의 일을 다하는 
활기찬 터전이어야 한다.

새해에는 정론(正論)이 빛나고 국민의식이 자라나서 
민주의 꽃을 활짝 가꾸고 피워서 
아직도 저 동토(凍土)에서 순박하게 사는 동포들을 위해 
통일의 문(門) 그 빗장을 열 준비를 해야 하고

새해에는 세계시민의 의연한 자세를 갖추고 
이 땅에 축제를 펼치어 
우리의 의식이 거듭나고 우리의 양식(良識)이 살아나서 
제2의 한강(漢江)의 기적으로 나아가야 하느니

새해에는 삼천리를 준마(俊馬)를 타고 
한민족 한 사람 한 사람의 벽을 뛰어 넘어 
좁고 어리석은 구석에 머물지 않고 
무한한 세계를 향하여 나아가야 한다.

새해에는 우리의 마음이 맑게 열리어 
어두운 그늘에 환한 빛으로 비추고 
거리마다 바른 양심이 차고 넘쳐 

모두가 행복한 마음의 나날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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