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인격이 하나 되신 시대의 귀감 되시어 가시는 길 환한 꽃길 님이시여 슬픔을 주시기보다 표상으로 남습니다. 영원히 살아계시리니 온 땅에 시탑(詩塔)을 세우셨습니다. 몸은 사라지어도 살아있는 시정신을 보이시고 시의 보고(寶庫)를 지으셨으니 가시는 길이 눈물만 앞서지 않습니다. 모과 옹두리처럼 이 땅의 아픈 곳을 짚으시고 당신 몸보다 이땅의 정의와 평화를 기원하셨습니다. 님이시여 천국에 가셔서도 이 땅을 굽어 살피소서.
님께서는 역동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시혼(詩魂)을 잃지 않으시어 이념의 대립속에서 민주와 자유를 찾으셨고 일찍이 6.25동란의 압권 <초토의 시>를 쓰셨으며 이승만 독재에 맞서 붓의 힘을 보이셨으며 친구의 독재 유혹을 멀리 떠나시고 침묵으로 일침(一針)하셨나니
님께서 섭렵하신 세계 넓고 넓어 산맥을 이루시고 그 깊이를 더 하셨으니 영원 속의 오늘을 찾으셨고 잃어버린 영혼을 구원하려 하셨습니다. 홀로의 존재를 탐구하시며 더불어 사는 지혜를 말씀하시고 깊이 있는 존재의 천착에 심혈을 기울이시며 세상 비리와 부조리에 질타도 하셨습니다.
님이시여, 말씀하신 구구절절이 이 땅의 샘물 같사오니 살아있는 이들이 님의 시구를 실천하여 천국에서 보시기에 합당한 곳으로 하겠사오니 가시는 길 축복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