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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구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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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구덩이


산다는 건 어쨌거나
진흙 구덩이에 휘감다가
거기 묻히는 일

날고 싶어도 주저앉는
이 곳 중력(重力)과
약육강식의 언저리를 맴돌다가
빈손으로 가는 진흙 구덩이 길

잊고 살아야 함에도
언뜻언뜻 보이는 진흙 구덩이
사는 것이 허전해질 때
보이는 진흙 구덩이 길

이 지상 마지막 날
떠나려나 진흙 구덩이
알 수 없어
하루하루가 긴데

허우적거리는 모습들 떠올라
진흙 구덩이 속살을 
더듬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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