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종
이 종우마을 뒷산에 스며 살던 음성들은하늘에 닿은 건물들에 보이지 않고해맑이 모래는 빛나 멱감던 시내는시커먼 오수로 물들어배부름이 더러움을 부르는 시대그리고 치워야 하는 뒤엉킨 시대.고향이 없는 아이들은 거친 거리에서속 빈 마네킹을 사람으로 알고 산다.헐벗었어도 옛날이 만지고픈 석양 앞에서내일의 해를 걱정하느니마을 뒷산에 살던 음성이여귀를 뚫고 마음을 뚫고 오시라.- 시집 <참회의 뜨락>에서[시작 노트] 이 땅에는 신령한 말씀이 스며 있는데우리는 여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 문명을 앞세우거나 인간의 욕심을 내세워 우리를 병들게 하고, 인간다움을 잃고 있다. 그리하여 실종된 말씀의 진리와 그 바로잡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