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계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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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종

이 종우

마을 뒷산에 스며 살던 음성들은
하늘에 닿은 건물들에 보이지 않고
해맑이 모래는 빛나 멱감던 시내는
시커먼 오수로 물들어

배부름이 더러움을 부르는 시대
그리고 치워야 하는 뒤엉킨 시대.
고향이 없는 아이들은 거친 거리에서
속 빈 마네킹을 사람으로 알고 산다.

헐벗었어도 옛날이 만지고픈 석양 앞에서
내일의 해를 걱정하느니
마을 뒷산에 살던 음성이여
귀를 뚫고 마음을 뚫고 오시라.
- 시집 <참회의 뜨락>에서

[시작 노트] 이 땅에는 신령한 말씀이 스며 있는데
우리는 여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 문명을 
앞세우거나 인간의 욕심을 내세워 우리를 
병들게 하고, 인간다움을 잃고 있다. 

그리하여 실종된 말씀의 진리와 그 바로잡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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