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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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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숲에서
산은 나날이 변하여 새순을 돋우고
뿌리는 혼신으로 나무를 떠받치는데
나는 무엇으로 지탱하며 사나
산은 숱한 나무를 껴안고 사는데
나는 무엇을 껴안고 사나
나는 이리 끄적이나 숲은 말이 없다.
말 없이도 시(詩)인데
끄적이며 다듬는 이 모양을 숲이 손가락질한다.
산을 보고 초라한 시정을 느끼는 건
산, 산 너머 산이 의연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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