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계

임진강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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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1

임진강역에서 북쪽 종착역 도라산역으로 가는

마지막 열차는 사람을 태우지 않고
빈 자리로 홀로 갔다가
분단의 옆구리를 휘둘리고 온 손님들을 끌고
임진강역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저 서울로 갈 수 있어도
오늘 도라산역으로 갈 수가 없다
해가 아직 지지도 않았는데

아니 간들 무엇하랴
겉 포장과 속 내용이 다른 땅에
아직도 우상의 늪에 빠진 모습을 보면
울컥 눈물만 솟을 터인데

괜시리 아픔만 쓸어모아
힘 없는 나의 가슴만 쓸어 내릴 터인데

헹하니 역을 두리번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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