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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하는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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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하는 이여


이 종 우

다 떠나도 좋으리
이 존재가 낡아서
더 이상 기대할 것 없는
더러움의 모음 그 자체여서,


그러나 말하리
이 썩은 몸에서도 꽃은 피리니
그대가 무어라 말하며
다 떠나도 좋으리


그래도 동행하는 이 있으니
다 떠나도 좋으리
늘 동행하는 빛나는
님에 짐이어도


아침에 무거운 짐 풀어놓고
나의 온몸으로 닿을 지니
거기 늘 기쁨이 머물고
즐거이 쉴 곳이 있나니.

( 계간 상록수문학 창간호 20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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