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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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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비 그친 오후
비가 강물이 되어 멀리 흐르고 나면
메마른 우수를 만난다
새벽녘은 잠에 깨어 차갑게 빛났는데
이 비 그친 오후는 무엇을 기다리며
힘없는 사지(四肢)에 세월을 탓하고
어리석음을 탓하고
가슴까지 찬 이 여정의 알 수 없는 끝을 향해
견디며 버티고 나아가야 하나
다가오는 석양 그 어둠의 길에서
새벽을 알리는 비 소리는 또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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