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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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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하늘이 온순한 숲에서
멀리 떨어진 낮은 야산
억새풀로 오게 하시어
숱한 고통의 그늘 아래서
그리고 헛된 쾌락과 웃음 아래서
근근히 이어 오게 하시고
아직 철들지 않은 억새풀에
꽃을 주셨나 둘러보나
향이 없으니
멀리 서 있는 억새풀들과
여기 서 있는 억새풀은
밤을 새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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