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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雪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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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설산(雪山)
설산은 밤을 삼킨다
초저녁에 서리를 쓰더니
눈을 수없이 맞이하고
밤새 사람은 얼어 죽으나
설산은 살아서 밤을 두르고
새벽 해산(解産)에
고단함도 없이 안개 속에 피인다.
세상이 추울수록 싹들을 저 깊이 간직하고
설산은 묻는다
동물들은 무얼 그리 바쁘냐고
그대들은 무엇을 남기냐고.
설산은 위대한 뿌리로 버티고 서서
썩어 죽을 존재 그 오만의 그림자를 쫓고
넉넉히 오늘을 맞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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