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논문

서울풍경1

청계천 고가에도 비둘기가 산다.

산다. 비둘기 그을려서,
제대로 날개짓도 못하면서,
옹기종기 퀘퀘한 도시의 음성을 들으면서,

땜질한 콘크리트 틈새에 보금자리 치고,
뿌연 눈으로
지나치는 온갖 세상을 지켜본다.

너는 이기(利己)의 전장에 증언하는 사도인 양
무언의 퍼덕임이 있다. 그리고,
잿빛 도시의 음모와
넋 나간 사람들의 가슴을 쪼아댄다.
금세기의 선지자인 양

청계천 고가에도 비둘기가 산다.
이 험한 도시에서 사람과 더불어
맑은 하늘과 맑은 공기와 맑은 가슴을 부르며
청계천을 선회(旋回)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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