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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나 엉터리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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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나 엉터리 조국


그대 님 앞에 떳떳이 서서
년년이 다가가려 해도
부끄러움과 죄의 부스러기로 살고 살아

주위를 스치는 어려운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베풀고 살아야 하는데
마음만 있고 말만이 살아서
나는 엉터리다.

몸보다 마음이 튼튼해야
이 험한 먼지 길을 헤쳐 나갈 터인데
엉터리 조국 말하여 무엇하고
그 험하고 너저분한 산길 무엇으로 오를까

이 점잖은 위선의 나라에
가증의 가면 거추장스레 붙이고 다니는
군상이 우글거리는데
거기에는 유전무죄, 혈연정경, 국민을 모르는 위정자가
뒹굴러 함께 뒹굴러

여기 투명한 거리 향해 내가 서려면
버려야 할 유산이 쓰레기통으로 가야하고
개혁이 단 한 번 성공한 적이 없는 찬란한 역사
그렇게 마구 불러야 나의 애국심은 펄럭이는가.

길가에는 쓰레기가 날리고
자기만 아는 갈 길 바쁜 차와 사람들
돈만을 바라보는 수많은 이들
정신은 휴지통 근처를 배회하고 있다.

엉터리 나에 엉터리 조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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