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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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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1

참새의 사랑



먼지 뿌옇게 끼인 거리
차창을 열고 분리대에 사는
나무와 꽃들을 고스란히 바라본다

나는 옴짝달싹 못하고 밀려 있는데
먼지에 시달리고 소음에 시달려
한 줄기 소낙비라도 바라고 있는데

번쩍 눈에 띈 참새 두 마리가 그 속에서
먼지 뒤집어쓰고 무언가
말하며 부리를 대고 먹고 있었다

나는 마침 호주머니 속 땅콩 몇 알을
살포시 던졌는데
그들은 포롱이 다정히 저리로 날아갔다.

우리도 저처럼 살아가는가
아니다, 그들은 사랑하고 사랑하나
우리는 사랑해도 싸우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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