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계
다형 <가을>에 답하여
다형(茶兄) <가을>에 답하여
- 나에게는 소리가 없는가
온 계절 이 세상 언제나 소리가 살아 있다.
손가락 만한 개구리의 절규
꽃잎이 팔랑이는 소리 그리고 벌떼 소리
저 나무 그 뿌리들의 강한 호흡 소리
눈 덮힌 저 땅속에 웅성이는 소리
언 땅에 살아나는 싹의 새순 소리
비 오는 소리 개울로 만나 흘러가는 물소리
썩은 땅에 떨어져도 내일 위한 몸부림 소리
큰 눈에 솜 눈에도 비벼대는 흙들의 소리
쓰레기 젖어가며 내는 신음 소리
아 귀 뚫렸어도
나는 살아도 죽은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