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계

소백산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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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정(小白山頂)에서

새벽 바람은 고여있는 안개를
쫓는다. 여기 안개 피이는 곳인가.
숱하게 걷혀지는 안개,
눈에 보이는 하얀 바람.

나의 혼(魂)은 그렇게 걷혀
허물을 벗기고 벗기고,
그래도 혼의 뿌리는 살아 있어,
민둥산 흙벌에 잔잔히 붙은
풀꽃처럼,

끝없이 거듭나고 싶느니,

바람아 더욱 세차게 불어
속속히 끼인 부끄러움의 씨를
훑어 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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