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계
꺼꾸로 가는 시계의 현재 시간이 맞다면
꺼꾸로 가는 시계의 현재 시간이 맞다면
-그 시계공(時計工)을 위하여
꺼꾸로 가는 시계(時計)의 현재 시간이 맞다면
그것은 시계의 반란(反亂)이 아니라,
시간(時間)의 만남이다. 점점 깊숙이 만나는.
만나서 혼란이 없다면
과거로 가면서 현재를 정확히 기억한다면
그 초침은 바르게 오늘을 짚고 가는 것이 되고,
오늘이 바르지 않다면
이 시계는 영영 반란할 것이다.
것이다. 나의 지나온 시간을
무위(無爲)로 삼키거나, 의미롭게 할 것인가.
좀 더 시간이 천천히 갔으면 하며,
평범(平凡)한 시계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