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계

이 시대 살아있는 시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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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살아있는 시를 위하여



무엇이던가 그대에게 시는
무엇이던가 이 시대에 시는
결코 한가한 풍류에서 나올 수 없고
흐르는 물길따라 세월따라 휩쓸려 갈 수 없고,

사람이 사는 날까지 살아있는 넋과 마음
그곳에서 자라는 휴먼의 마지막 불꽃이길 바랐노니
이 환한 백주 대낮 컴컴한 어둠에서나 뱉던 음성으로
컬컬하게 외치길 바라노니,

이 시대 시의 목소리는
언어의 마술에 취해 있고
상품 속에 묻히어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듯도 하고
진실을 두룬 기교에 넋 앗기고
어린 사랑에 눈 멀어 버리고
구원의 혼 잃은 부서진 십자가에서
문명의 시녀처럼 노래하고 있다.

이 시대 이 사회에 일침의 맑은 소리로
싱싱한 쉼터로 살아나야 하노니
배부르고 허기진 때에
거칠고 어둡고 배고픈 곳을 향해
진실의 씨앗으로 풍요를 발해야 하노니,

우리 부족한 만큼 신념의 노래로 채우고
신 앞에 완성한 듯 춤추지 말라.

진실한 사람이여,
살아있는 몸짓, 살아있는 숨 그대로
이 시대 막혀버린 장벽 넘어서서
백태 끼인 두개골을 깨어 벗어나
저 푸른 하늟에 기대인 살아있는 노래를 부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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