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나린 서리에 얼은 뿌리를 차마 밟지 못한 강한 이여, 허공 무덤으로 두 마른 손을 뻗고 추위에 껵여 죽은 성인을 깨워 빈 정원에 쓰라린 꽃씨를 심지는 마시고... 비 속에는 비둘기 냄새 풍기고 풀에는 젖소의 분뇨내라도 정원을 깍는 기계는 땅에라도 심고 제초제는 물에나 뿌리거라 땅을 뚫고 움트는 꽃가지를 옮지 말고 입산금지 팻말 그대로 모든 걸 그대로 두어라
봄바람 추워도 새는 철따라 날아오고 낮은 하늘가 門을 막지 마라. 지금 오는 눈은 화창한 봄을 위한 것이 아니냐 나들이 옷 없어도 눈내 나는 두터운 것은 벗으시고 봄하늘 여린 틈새로 노인의 음성 <봄은 개선하는 성인의 무덤> 그 무덤에선 풀이 돋아나 지리한 꽃들으을 한하시고 봄에 피고 지는 꽃은 꽃 중 꽃이라 봄은 난무하는 눈을 보지 않고도 제 것을 찾는다 약한 이여! 무릎을 꿇고 버드나무 움트는 입김을 마시라 가슴에 파고드는 숨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