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감상과 이해

연애의 사수(射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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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사수(射手)
보들레르 / 김 용호(시인) 역

숲속을 횡단하고 있을 때에, 그는 사격장 옆에 마차를 정지시켰다. 스물 두발을 쏘아서 시간을 <죽인다>는 것도 재미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악마를 죽인다는 것은, 모든 사람의 있을 수 있는 가장 정당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그는 친애하면서도 그립고 미운 아내에게, 그의 많은 쾌락과 많은 고통과 또한 어쩌면 그의 재능의 태반을 점령하고 있는 신비한 여인에게 멋진 몸짓으로 손을 내밀었다.
수발의 탄환은 표적(標的)을 멀리하여 떨어졌다. 일발은 친정으로 튀었다. 그랬더니 너무나 매혹적인 아내가 호호호 웃고선, 그의 손재주 없음을 조소(嘲笑)하기에 그는 돌연 그녀 쪽을 돌아보면서 말했다. "보고 있어요. 저쪽 바른편에 있는 인형을. 젠체하고 거만한 얼굴을 하고 있는 인형말야. 좋지. 사랑하는 천사여! 난 저 인형을 너라고 생각해." 그는 한쪽 눈을 감고 방아쇠를 당겼다. 인형은 보기 좋게 목이 떨어졌다.
이때 가장 사랑하는 감미로운, 하지만 저주할 여인,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냉혹한 여신을 향하여 머리를 숙이고, 그리고 그 여인의 손에 공손히 <키스>하고 그는 말했다. "아아! 나의 귀여운 천사여! 나는 얼마나 내 손재주가 좋은가를, 너에게 감사해야 좋을지 몰라."
(부분적으로 인용자 시구 고침)

<감상> 권태, 인간으로서의 권태와 시간 그리고 사랑해야할 아내에 대한 권태 !
그리고 속과 겉이 같을 수 없는 사람살이를 이 시는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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