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감상과 이해

오 규원 <바람은 바람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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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내나는 내일의 시 (31)



바람은 바람의 마음으로
- 발레리에게

오 규원(1941 - )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한 당신의 말 그대로
바람이, 바람이 분다.

허나 인간인 당신에게는 인간인 다른 사람들에게 한 말과
마찬가지로밖에 할 수 없음을 용서하시라.

바람이 분다. 보라, 그러나 바람은 인간의 마음으로 불지 않고
미안하지만 바람의 마음으로 바람이 분다.



바람을 존재로 인식한 것은 시인의 뛰어난 감성이다.
산뜻한 바람이 불어 이 삶을 살아보겠다고 한 프랑스의
시인 P. 발레리의 시구도 존재 인식과 직관을 보이고 있다.
시인 오 규원은 존재인식과 본질에 대한 추구를 통해
'바람은 바람의 마음으로 분다'고 감지하고 있다.
모든 사물이 마음이 있다고 하면, 겸허이 존재를 바라보고
깊이 있게 천착하는 것은 시인만의 일은 아닌 듯하다.
이 종우(시인/ www.ilovepo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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