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감상과 이해

김동환<북청 물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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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내나는 내일의 시 <24>


북 청(北靑) 물장사

김 동환(1906~ ?)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 물을 솨아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사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사를 부르면
그는 삐걱삐걱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진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사 (1924)


그들 북청 물장사들은 누구를 위해 새벽에 물을 길어 팔았던가. 그들의 자식을
위해, 그것은 곧 이 나라 근대화를 위한 투자라 볼 수 있겠는데, 지금 이 시대는
그러한 마음으로 새벽을 깨는 북청 물장사의 부지런함으로 살아야 하리라.
또한 이 시의 시원한 이미지가 가슴에 파고든다. 지금 이 땅에 고생하며 사는 이들이 어둠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식을 위한 정성으로 이어졌으면 하고, 검지 않은 맑고 투명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여기 < 향내나는 내일의 시 > 코너를 아끼시는 분들께 우리 문학의 발전에 기여한 파인(巴人) 김 동환의 시를 원단(元旦) 시(詩)로 여기며, 새해에는 땀이 송글송글
열리는 보람의 한해 되시어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내고, 보람 가득하신 한 해 되시
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 종 우(시인 / www.ilovepo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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