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감상과 이해

이익 <해거방축 / 방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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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1

향내나는 내일의 시 <11>


해거방축(海居防築/ 방조제)

이 익( 李 瀷 1681 - 1763)

물길 트고 포구 옮겨 방죽 쌓으면
짠기 가시고 벼가 자라 모두 옥토(沃土)이리

새 촌락이 반듯반듯 이루어져 지내고
경작을 하리니 어찌 잡초 풀이 무성함을 걱정하리

그 누가 이 산천 일구어 이로움 버리랴
황무한 벌판 보고 함부로 버리지 않으려니

푸른 바다 뽕밭으로 쉽게 바뀌니
어려운 이에게 좋은 계책 물어 이루게 하리.

穿渠移浦築防潮 鹹減禾生盡沃饒
聚落仍成居井井   何患 驕驕
誰敎山澤無遺利 可見平蕪免浪抛
碧海桑田容易變 良謀輸與訪芻 


성호(星湖) 이익은 실학의 선구자로 조선의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이 곳 안산 첨성리에 정착, 평생 야인(野人)으로 학문에 전념하였다. 그는 <성호사설>을 통 해 양반의 노동, 노비 해방, 토지 제도 <한전제> 실시 등 현실 개혁과 서학(西 學)에도 관심을 가졌다. 또한 학문이 실제생활에 유용한 이용후생(利用厚生)과 경세치용(經世致用)의 방도를 보였다. <동사강목>을 지은 안 정복 등 제자와 후학들 특히 실학자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어찌 여기 좁은 공간에 그의 업적을 다 적으랴. <안산시사> 상권에 그에 대해 상세히 기술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이 시는 안산의 상황 변화, 즉 지금의 현실에 대한 예언적 시로 볼 수 있으나, 그보다는 살기 어려운 이에게 땅을 갖게 하기 위한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온다. 안산이 농경사회에서는 옥토(沃土)로 요긴하였겠으나, 산업화 사회에서는 많은 일터와 거주지가 되었다. 성호는 간척을 잘 하여야 백성을 위함을 인식하였던 바, 지금 오염의 멍에를 쓰고 있으니 이 어찌 부끄럽지 아니하며, 어찌 우리가 안산의 열악해진 환경을 보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

이 종 우(시인/ljow@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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