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감상과 이해

유성룡 <안산도중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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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1

향내나는 내일의 詩 <5>


안산도중유감(安山途中有感)

유 성룡(柳成龍 1542 - 1607)


나라에 보답할 마음 아직 있건만
때를 바로 잡을 계책은 없도다
일년을 남과 북으로 헤매다녀도
모든 일 병 들고 걱정이기만 하네.
향내 나는 풀잎은 긴 시내 언덕을 덮고
옛 역사(驛舍)에는 석양이 서렸는데
슬픈 바람만 하늘에서 불어오니
말에 오른 채 짐짓 가던 길 지체하네.

報國心猶在 匡時力不謨
一年南又北 萬事病兼憂
芳草長河岸 斜陽古驛樓
悲風起天來 立馬故遲留

<징비록>으로 유명한 서애(西厓)의 작품으로 1597년 봄 정유재란시
도체찰사(道體察使)로 안산에 들러 당시의 참담함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안산을 당시 육로와 해상 수송의 요충지역으로 생각하였다는데
그의 우국충정(憂國衷情)과 안산의 봄 경치가 어우러져, 위기에 처한 조선과
노재상(老宰相)의 수심에 잠긴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아이엠에프의 긴 터널을
지나야 하는 이 시대 한국의 고통과 비견된다고나 할까.
(이 종 우 / 시인 ljow@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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