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과 비평

소탐대실, 대통령의 독도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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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貪大失, 대통령의 독도방문에서 무엇을 얻었는가


지난 8월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무엇을 얻었다고 생각하는가. ‘소탐대실(小貪大失)’이란 말이 인구에 회자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 땅 독도를 방문했는데 자랑스럽지 않는가”라고 반문한다. 물론 자랑스럽다. 그렇지만, 문제는 독도방문 이후의 대처방법이다. 조용히 다녀왔으면 그만인 것을 필요 없는 말을 통해 일본정부와 일본우익을 자극할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이다.

본 연합(상임의장 최진호, 부경대 명예교수)이 지난 2010년 3월 16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국토해양부가 독도에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할 것을 강력히 제안한다”고 촉구했다. 그 후 1년이 지난 2011년 4월 4일, 국토해양부 정종환 장관은 국회 보고를 통해 “독도 서북쪽 1.0km 해상에 2700m² 규모의 종합해양과학기지를 세우고 295m 길이의 방파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더구나 지난해 말 국토해양부 권도엽 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독도에 종합해양과학기지와 방파제를 완공해서 독도 영유권 강화 조치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때 국토해양부는 이미 환경부나 문화재청과도 당연히 협의를 거쳤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지난 8월 13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독도 방파제'와 '독도 종합해양과학기지' 건설 문제와 관련해서 "독도 방파제나 독도 과학기지는 천연기념물인 독도의 자연환경 파괴가 뒤따르기 때문에 문화재청에서 허가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면서 "건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건 소탐대실의 표본이다. 독도에 방파제를 만들고 과학기지를 건설해서 우리 땅, 독도의 실효적 지배에 성큼 다가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도 방파제와 과학기지를 건설하지 않겠다니,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또한 지난 8월 23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독도는 우리나라 섬 3000여개 중 하나일 뿐"이라고 평가 절하하면서 "실효적 지배권 강화 조치는 필요 없다"고 지적하고 “독도 방어시설 강화 역시 현 단계에서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독도는 한 개의 섬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자존심(自尊心)이 걸린 영토(領土) 문제로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거기다 독도는 대륙붕을 비롯한 석유와 천연가스 부존, 그리고 풍부한 어족자원과 금속 등 광물자원 개발을 대비해서라도 독도에 방파제를 건설하고 해양과학기지를 반드시 설치해야할 필수적인 기반시설인 것을 몰라서 하는 소리인지, 묻고 싶다.

지난 8월 15일, 또다시 환경부 관계자는 “경상북도가 곧 울릉도⋅독도 및 인근해역을 국가 지질공원으로 신청해올 것”이라고 단정하면서 올해 안에 ‘제1호 국가 지질공원’으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했다고 하니 국민들은 정말 헷갈린다. 정부는 이제까지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위한 28개 항의 장밋빛 청사진만 발표했을 뿐 제대로 실행된 것은 하나도 없다. 도대체 정부의 독도정책은 종잡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우리 땅 독도를 방문했으면 의연하고 당당하게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해야 하는 조치를 취해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무엇 때문에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했는지, 묻고 싶다.

거기다가 일본 정부는 물론이고 일본 우익단체들이 주일한국대사관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조센진, 日 떠나라”고 행패를 부리는가 하면 일본 위성TV BS닛폰은 배우 송일국이 출연한 한국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방영을 연기하는 등 일본 국민의 반한(反韓) 분위기로 한류(韓流) 열풍에 엄청난 충격과 불안까지 조성되고 있다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국가 지도자나 고위층의 말 한마디가 외교에서 국익을 그르치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강력히 지적하고 싶다.

출처 : 바다사랑실천운동시민연합
[2012-08-16 12:1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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