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과 비평

7차 교육과정 국어 교과서 유감

  • 0
  • 1,251
  • Print
  • 글주소
  • 11-21

7차 교육과정 국어 교과서 유감

- 교과서는 개정되어야 한다

7차 과정에 따른 새 교과서를 살피고, 일 주일간 3시간을 가르치고 나서 느끼는 것은 도대체 이 책의 편수자는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범본(範本)이 되는 책에 글의 선택을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해 참으로 어이가 없고, 이해할 수가 없다. 국어 상권 '읽기의 즐거움'으로 제시한 첫 단원 <황소 개구리와 우리말>은 한 마디로 억지의 글이다. 우리에게는 읽어야 할 좋은 수필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움은커녕 짜증나고 비유도 어색함은 물론이요, 앞 구절과의 연결도 잘 안 되는 난삽한 글을 넣은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는 수필로서 보편적인 글이라기보다는 억지로 짜맞춘 글로 보이며, 꾸민 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교직 생활 20년이 다가오지만 이렇게까지 조악한 교과서를 본 적이 없다. 독서하는 학생들의 삽화도 모범이 되지 못하고, 도대체 왜 고교 교과서에 유치원 교과서도 아닌데 그리 사진이 많은 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나라 고교생이 <보는 문화>에 익숙하여 사고력을 키워 주는 방향으로 선도해야함에도 방조하는 느낌이며 사고력과 창의력 증진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또한, 소설가 박 완서의 단편도 소설의 구성 전개에 있어 좋은 글이 못되는 작품을 넣었다고 생각한다. 김 용택의 시 <그 여자네의 집>을 가지고 소설을 만든 듯한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는데, 그의 소설에 전범(典範)이 되지 못하는 글과 마음대로 편집한 듯한 소설 전개에 우리의 소설이 그리 없던가 생각한다. 박 완서의 소설에서 그렇게 찾을 수 없었단 말인가. 어색한 문장 등 지적 사항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많다. 또한 도처에 보이는 그림이나 사진은 오히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모범적이지 못 한 청소년들, 상상력을 줄이는 삽화 가령, 백 석의 <여승>에서 머리 깎는 여성은 '비극적 늙은 여성'의 모습이 아니다. 도대체 무엇이 6차 과정보다 나은 건 지 모르겠다. 자습서나 참고서는 대부분 대입 수능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고, 교과서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6차 국어 교과서와 비교하여 보나 그것은 겉만 화려한 퇴보(退步)이다.)
수많은 연구진, 집필진, 심의진은 무엇을 추구했는지 그 교과 과정 목표와도 동떨어진 듯하다. 이 화려하나 최악의 내용을 가진 교과서를 가지고 평상 수업과 심화 학습을 하라는 발상은 어불성설이다. 이는 우리 국민에 대한 우민화의 일원으로 볼 수 밖에 없으며, 세세히 따진다면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과오의 7차 과정 교과서이니 교육의 백년대계를 위해 전면 개편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문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