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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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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9

- 시집 서시



활화산


햇살이 나를 사르진 못한다
분화구로 터져 출렁이는
마그마 김이
내 몸을 데울지라도
닳아빠진 햇살이 나를 사르진 못한다


분화구 안쪽에서
푸른 나무는 나와 함께 자라고
햇살이 이 푸른 나무를 태우지 못한다.


새로 솟아나는
지구 가운데 열정이
나를 익히고 빠알갛게 익히고
이 불 타는 화산에선
햇살이 나를 사르진 못한다.


내 입김은 불길이다
활화산 속에서 피어나는
열기를
목이 메이도록 삼키고
두 팔을 크게 벌려
또 다시 터지는 분화구로 뛰어 들었다.
언제고 햇살이 나를 사르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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