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과 비평

한국 지성사의 비극(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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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는 왜 지성인이 없는가


왜 이 땅의 근대화에는 지성인이 없는가. 또한 지식층도 없다. 이것이 이 땅의 비극이며, 이 땅은 지금도 20세기의 비극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그것을 여태껏 한국의 지식인들이 간과한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학문은 객관을 지향하나 문학은 현실의 모습을 보고 쓰기에 그 붓끝은 간단치 않았으리니 그들이 이국의 칼에 무릎을 꿇고 붓을 꺾어버린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육당은 친일의 문제 앞에 침묵하였으며, 춘원은 그 문제에 사죄하였다. 그리하여 이 시대에 빛나던 별들은 사라지었으니, 우리의 혼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아아 아쉽다. 저 광화문의 이 충무공의 동상(銅像)은 칼을 차고 있지 않은가. 이 땅이 어찌 평화를 사랑하는 <붓의 문화>를 가졌다 하리오. 그들 육당과 춘원이 우리의 얼을 지켜내었다면 근대화의 지성으로 남았으리오만, 그들의 이름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그러면 왜 이 땅이 근대화의 시기에 정신을 잃고 말았는가. 민족 정혼의 고갈과 맑은 정신의 부재에서 이라 할 것이니, 한 세기 전의 문제가 지금까지 흘러 오고 우리의 현안이라 본다면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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