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과 비평

진정으로 교육을 위한다면

  • 0
  • 1,141
  • Print
  • 글주소
  • 11-21

진정으로 교육을 위한다면 


이 종 우 시인

교육의 발전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교사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전문성 향상을 위한다며 <교직 발전 종합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는 각계의 여러 의견을 수렴했을 터인데 그 내용은 교육 발전의 핵심을 비켜가고 있다.
우선, 교원 사회의 획기적 발전이 될 수석교사제의 도입을 외면하고 있다. 이는 교원 사회의 승급 및 인사에 관한 첨예한 문제로 교원의 사기를 수당 얼마 올리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높이는 바 관리직과 연구직 모두에게 고무적인 일이고, 이는 교사의 자기 연찬을 고양하는 계기도 되리라 보며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절실한 것이었다. 이는 물론 예산의 확보가 따르는 일이나 각종 간접세로 걷는 교육세를 제대로 집행한다면 큰 문제는 아닐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방안에 이를 뺀 것은 교육부가 제대로 학교 현장을 모르기 때문이거나 부처 이기주의에 밀린 나약한 부서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지역이나 학교 별로 교사의 출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데 이는 학교에 따라 그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겠으나, 실질적으로 교사에게 무슨 혜택이 가며 그들에게 무엇을 주려고 하는지 의미도 없는, 생색만 내려는 사안이다.
교사 자격증이 없이도 전문직 종사자를 교사로 채용하는 것은 교직 사회에 크지는 않으나 새로운 바람을 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그들을 교단에 서게 하기위해서는 첨단이나 특수한 과목의 경우에도 정규 수업 시간에도 있어야 하고, 교육과정의 변화도 예견할 수 있겠는데, 7차 교육과정을 고려했는지 의문이다.
교직 15년 이상 교사에게 1년에 한하여 100% 유급 연수휴직의 기회를 준다고 하는데 교원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되고, 자기 연찬과 발전에 좋은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를 실제로 운영하는 데에 잡음이 없어야 할 것이고, 어떤 기관에서 교육을 원치 않는 교사가 있다면 그림의 떡이 될 것이다. 이와 아울러 교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하여 교원전문대학원의 운영으로 교원에게 재교육의 기회를 주어, 다양하고도 깊이 있는 전문성을 높여주어 교육의 내실을 기해야 하는데 이를 배제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대학원의 운용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교원의 정년 단축으로 인해 논의가 된 사기 진작책은 <교육을 통한 선진국으로의 진입>이라는 대의적 차원에서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임시방편으로 교원의 입을 막으려는 차원이라면 비난 받아 마땅할 것이다. 교원의 본봉과 수당을 인상한다고는 하나 지속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또한 사무보조 요원을 연차적으로 배치한다고 하나, 더욱 중요한 것은 꼭 필요한 공문만을 학교에 보내는 등 사무의 간편화가 필요하고, 교육청의 학교 간섭을 최대한 줄이고 관료주의적 자세를 버려야 할 것이다.
앞에서 살핀 바와 같이 교직 발전 종합방안은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교육 정책은 건강한 뿌리를 가진 숲을 이루기 위함이지 언제 시들지 모르는 뿌리가 허약한 겉만 번지르한 숲을 보기 위함이 아니다.(ljow@unitel.co.kr)

 

문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