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과 비평

사회 환원으로서의 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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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1

사회 환원으로서의 사학(私學)


이 종 우 (시인)

최근 사립학교법 개정을 놓고 국회 내외는 논란이 많다. 우리나라 중등 교육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사학이라면 그 중요성을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에 대한 논란의 초점은 건전한 사학 육성을 통해 사학의 민주성, 투명성, 공공성을 확보하여야 한다는 의견과, 그것이 학교의 자율성과 사유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서로 맞서는 있다. 후자의 의견이 야당인 한나라당의 견해이다. 그들은 몇 년 전만 해도 땅땅거리던 여권이었는 바, 도대체 그들의 천민 자본주의적 보수성과 반개혁적 자세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사학을 창립한 이들은 육영사업을 통하여 이 사회에 기여한 바 크다. 그들은 큰 뜻을 펼치기 위해 학교를 세웠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가 2-3대로 이어져오면서 학교를 운영해 가는 사람들은 설립자의 정신을 망각하고 사회 환원으로서의 학교를 많이 잊은 듯하다. 그러한 학교를 부실 사학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겠는데, 이를 시정하여 보다 나은 학교를 만들겠다는 데에 주저하는 이는 학생이나 학부형이나 동문(同門)이 아니라, 학교 재단(財團)측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들은 재단의 권한이 줄어드는 것에 미련을 갖으며, 학교를 재산으로 생각하여 가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학교를 떠나야 한다. 이들이 있는 한 사학의 비리를 척결할 수 없다. 학교를 진실로 경영하겠다는 사람(정부일 수도 있다)에게 넘기고 학원(學園)을 떠나야 한다.
진실로 이 땅의 인재를 키우는 일은 억만 근 금덩이보다 크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학교의 존경받는 이사장은 무엇이 부러울 것인가. 교육사업으로 이 사회 곳곳에 후학들이 등불로 소금 기둥으로 나라의 기둥으로 자라고 있는 한, 그는 영원한 스승으로 남을 것이다. 사랑 받는 학교로 만드는데 재단이 주저하는 첫째는 <물질>에 있음에 틀림없으리라. 그러나 육영사업(育英事業)에서 왜 이익을 보려하는가. 꼭 돈을 벌어야 하겠다면 학교를 청산하고 돈벌이하면 되리라. 그들은 이미 학교 사업을 통해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교총, 전교조 등 3단체와 교육부는 사립학교법 개정에 이의(異意)가 없어 보인다. 그 개정이 참으로 교육하는 데에 누(累)가 돼서는 아니 되며, 그야말로 깨끗한 사립학교법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사학의 투명하고 깨끗한 민주적 운영을 근간으로 비리 임원의 재단 복귀 금지, 교원 임면권 학교장 환원, 재단측의 학교 투자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도 사학에 대한 엄정한 감사를 통해 비리 사학을 찾아내야 한다. 건전한 사학이 이 땅의 내일을 밝혀야 하고, 후학들에게 귀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또한 우리의 교육에 대한 열의와 기대에 진정한 의미의 교육의 터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ljow@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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