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야기

처음 글 쓸 때/ 단상

처음 글 쓸 때/ 단상


나를 비롯한 수많은 존재들이
홀로라는 생각을 할 무렵, 백지와 친해지고
이득을 따질 것 없이, 남들이 무엇을 하던
글을 써왔다. 세상살이의 막막함과 불안은
글 쓰기에 충분조건이었다.
배움이란 쓰는 것과 읽는 것이었다. 그러기에
글쓰는 것은 어려서 시작했고, 지금도 사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글을 쓴다.
가식을 싫어하다 보니 화려한 수사를 멀리하고
상상력을 키우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도 소인처럼 산다. 문학회의 모임이라는 것이
허식이 많아 싫고, 거기서 진지한 글을 위한 샘물을
먹기는 어려웠다. 초심으로 간다면
홀로의 고독을 백지 위에 진지(眞摯)하고 깊이 있게 쓰는 것이지만
깊이를 천착하지 못하고 아직도 말간 물이 나오지 않는
샘물터에 걸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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