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야기

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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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1

나는 평소 욕을 잘 안하지만, 가끔 사소한 싸움이 나면 욕을 잘해대는 버릇이 있다. 욕이래야 몇 마디, 쌍놈의 ++ , +자식, 싸가지 없는 +, 쳐 죽일 + 등이지만, 대개 경우 없을 때 쓴다. 욕에 대해 쌍스럽음을 잘 안느끼는 것으로 보아, 나는 양반은 아닌가 보다.

고등학교 때던가 어느 선생님이 나의 취미는 '욕 수집'이라며 노트 한 권이 넘었다고 한 것이 지금까지 기억나며, 군대에서는 마치 양념처럼 쓰여지어, '야 이 년아!'라고 하는 데에는 재미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또 전역 전날 퇴역 동기중 어느 하나가 욕대회나 하자면 말이 나와 별 희한한 욕이 있음도 알았다.
서로 얼굴 붉히며 욕해대는 것은 분명 지성인이 할 일이 아니다. 입에서 나오는 욕은 쌍스러운데, 아름다운 싯구를 찾는 것은 표리부동이요, 가증이리라. 그래서인지 나의 시구는 아름답지 못하고 서정적이기보다 현실 비판적인지 모르겠다. 입에서 가끔 욕이 나옴은 분명 수양의 부족일게다. 아직도 철이 들지 않았거나 수련의 부족으로 내면의 세계가 그 만큼 허약해서 일게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속에서 욕이 생긴다'고 해야 할 지.
그런데 우리의 21세기 현실에도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오는 것은 입이 걸은 나때문보다도 욕 먹을 비리의 모순의 현실이 나오고, 사람들이 나오면 이니, 그 +들에게 손해배상이라도 물어야 할 일이다. 욕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 나의 입에서 욕이 사라지고 사랑스런 말만 나올 때는 없을까. 욕을 해대어야 스트레스가 풀리는 사회는 이제
사라지고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넘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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