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야기

김종해 선생과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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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1

 

 


김 종해(金鍾海) 선생과의 인연


그러니까 그것이 어느 해던가, 내 고등학교 2학년 때, 지금은 무엇으로 변했는지는 몰라도 퇴계로 정음사 건물에 소극장이 있었다. 그 곳에서 보인상고 문학반 선후배의 문학회가 있었다. 거기에 찬조 출연하기로 되어 있던 나는 시간을 기다리다가 1층으로 내려갔는데, 그 곳에서 <심상>지에 자주 얼굴이 보이시던 김 종해 시인을 우연히 만나 인사를 드렸다. '여기에 왜 왔느냐, 어디 계신가' 등 사사로운 대화가 있었고, 나는 찬조 출연해서 낭송할 시를 보여 드렸다. 내 기억하기에 열심히 하라는 긍정적 말씀을 듣고 헤어졌다. 그 이후로 김 선생님이 문학세계사 등에 계신 것을 알았지만 인연이 아닌 듯 그 이후 한 번도 뵙지를 못했다.

그 후 오랜 세월, 90년대 초에 대학로에서 노닐 때 퍼포먼스 하는 무 세중씨가 경영하던 혜화동 로터리 상업은행 바로 뒤 까페에서 그 분의 아들을 만난 적이 있다. 나보다 나이가 예닐곱 어렸지만 계속 시를 쓸 거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그와도 더 이상 만난 적이 없다. 이름도 기억을 못 한 채. 세상은 깊은 인연이 있는 사람과 별로 연이 없는 사람이 있나 보다. 그러기에 30년이 다 되어도 한 번밖에 못 보고, 15년 된 결혼의 상대는 지겹도록 보니 인연은 따로 있나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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